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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집에서, 늘 좋았습니다” - 뮤지컬 딜쿠샤 뮤지컬 「딜쿠샤」는 실존 역사를 모티브로 상상력을 더해 만든 이야기다. 딜쿠샤는 근대 시기 영국인과 미국인 부부가 조선의 경성에 정착하며 지은 주택, 더하여 이름은 인도에서 건너왔다는, 특별한 역사를 간직한 집이다. 뮤지컬 「딜쿠샤」는 100여 년 가까이 있어오는 동안 이 오래된 주택에서 머물다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막이 오르면 ‘DILKUSHA1923 PSALM CXX VII, I’라는 글자가 스크린에 띄워진다. 낯설지만 매력적인 어감의 ‘딜쿠샤’는 힌두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의미이며, 암호처럼 보이기도 하는 앞선 문구는 1923년 딜쿠샤의 정초석이 세워질 때 부부가 써놓은 것으로 딜쿠샤1923 그리고 「시편」 127편의 1절이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
따로 또 같이, 의 경험 - 서울일러스트페어V.15 혼자 문화생활을 즐기는 게 익숙했다. 전시나 공연에도 혼자, 좋아하는 아이돌의 생일카페나 팝업스토어에 갈 때에도 그 흔한 ‘덕질 메이트’ 없이 ‘혼자’를 전제로 한 계획을 우선으로 세웠다. 혼자여서 편했고 또 충분히 즐거웠지만, 함께 와 오손도손 얘기를 나누고 시끄럽게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는 무리 또는 둘셋 사이에서 종종 혼자만의 적막을 느끼고는 했다. 그리고 이것저것 변화를 주고 싶은 충동이 드는 요즘의 마음을 빌려, ‘그림 그리는 걸 꽤 좋아했던 것 같지’ 하는 친구에게 연락해 동행을 제안해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 V.15에 함께 다녀왔다. 그 결과, 넓은 코엑스 전시장을 빼곡히 가득 채운 약 1000여 개의 부스, 들어찬 인파 사이에 구겨지고 치이며 사람들의 어깨 너머로 부스를 구경해야했던 혼잡함..
멋대로 세계, 그림책 - 라키비움J 다홍 『라키비움J』는 ‘당신과 그림책 세상을 연결’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진 독자 기반의 그림책 잡지다. 그동안 각 호에 레드, 옐로, 민트, 보라, 롤리팝 등 색깔 이름을 붙여왔는데 이번 7호는 다홍 호, 밝고 명랑한 빨강을 머금고 있다. 목차를 읽다 특히 어릴 적 작고 붉은 열매를 따 돌멩이로 절구 찧는 흉내를 냈던 기억이 떠올라, 이시내 에디터의 ‘작은 존재의 반란’을 가장 먼저 펼쳐 보았다. 대학에 막 입학한 새내기 시절의 끝 무렵이었다. 당시 친구는 한 학기 간 초등학생들의 독서 멘토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친구가 책상 위에 활동 도서를 올려두었길래 ‘후루룩’ 잠깐 구경을 할 생각으로 마키타 신지의 『틀려도 괜찮아』를 손에 넣었다. 또 포도알처럼 동그랗고 작은 얼굴들과 그들을 한 품에 껴안은 어..
면접 후기 정리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서로에 대한 한 칸의 마음을 키우는 그림책 - 으르렁 소아과 염혜원 작가가 쓰고 그린 『으르렁 소아과』는 2020년 출간된 ‘으르렁’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 『으르렁 이발소』 이후의 신작이다. 『으르렁 이발소』가 아빠 사자와 아기 사자가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며 이발소에 가는 여정을 그렸다면, 이어지는 『으르렁 소아과』는 사자 가족이 함께 병원에 방문해 건강검진을 받으며 겪는 일을 그린다. 기존의 두 캐릭터에, 아기 사자의 동생과 소아과의 곰 선생님 등의 캐릭터가 새롭게 등장하며 보다 다채로운 ‘으르렁’ 시리즈로 돌아왔음을 보여주고, 전작에서 이발소를 두고 아빠와 ‘으르렁’ 대화로 아옹다옹했던 아기 사자는 처음 병원에 방문하는 동생의 곁을 내내 지키며 한 뼘 더 성장한 모습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동생 옆에 있어 줄게요. 이야기는 두 아이와 ..
그날 우리는 어떤 대화를 나누었을까 - 피아니스트 조재혁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조재혁의 리사이틀, 쇼팽 종종 이런 생각을 했다. ‘사람은 안 변해’. 생각만 한 건 아니고 실제로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라더니.’ 어떠한 상황이었든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결론 자체는 합리적이지 않았다는 걸 지금은 알지만, 그동안 이 말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에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고, 사람은 다 변한다고 말하는 이를 본 적이 있다.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르게 들릴 수 있는 말이지만, 왠지 그의 말이 애정이 담긴 말로 들렸다. 앞서 말했듯 대개 타인에게 실망했거나 관계에 대한 변화의 희망이 절망했을 때 기대를 끄기 위한 성급한 결론으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을 써왔기 때문이다. 사람은 모두 변한다는 그의..
‘유령신부’와 함께하는 전시 복습기(記) - 팀 버튼 특별전 : 나의 ‘팀 버튼 특별전’ 복습메이트, 영화 전시 ‘팀 버튼 특별전’은 , , , , 등을 제작한 판타지 영화의 거장 팀 버튼의 50여 년간의 발자취를 담은 전시로 뉴욕, 멜버른, 토론토, 로스앤젤레스 등을 순회하며 매진사례를 이어갔던 2012년 ‘팀 버튼 전’ 이후 두 번째 월드투어 프로젝트다. ‘팀 버튼 프로덕션’이 기획했으며 4월 30일부터 9월 12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배움터에서 개최되는 서울전은 이번 월드투어의 첫 번째 전시다. ‘팀 버튼 특별전’은 팀 버튼이 어린 시절 그린 스케치부터 회화, 데생, 사진, 영화 제작을 위해 만든 캐릭터 모델까지 총 520여 점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작품들로 구성되며, 이중 150여 점의 작품은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신작이다. 작품 수가 ..
책과 마음을 함께 나누는 목소리, 문학 팟캐스트 북북서로! 오늘은 출판사 창비의 어린이청소년 서포터즈로서 포스팅을 작성하려고 한다 :) 소개할 콘텐츠는 팟캐스트 북북서로! 먼저 팟캐스트에 대한 기본 정보를 전달하자면 다음과 같다! 북북서로는 3월 1일 출판사 창비에서 시작한 문학 팟캐스트로, 김현 시인과 황인찬 시인이 진행을 맡아 ‘서로에게 재미와 온기가 되는 따뜻한 책이야기 서로서로 함께 나눌 때 펼쳐지는 새로운 시선 여러분과 함께 읽고 함께 나누겠습니다.’ 라는 슬로건과 함께 책과 마음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의 팟캐스트다. (5월 2일 기준으로) 현재 18개의 에피소드를 감상할 수 있고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30분 가량의 콘텐츠가 새롭게 업로드된다. 팟빵과 팟티, 네이버 오디오클립과 아이튠즈 팟캐스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 :) 4월 5일 방송되었던 11화인 ‘..